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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shic Record

차림새 01 사람마다 옷이나 악세서리를 고르는 기준이 있게 마련인데요. 저 같은 경우엔 브랜드나 옷에서 목적이나 주제를 읽을 수 있는 요소가 단단하게 묻어나 있는 걸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드러내는 디자인은 싫고요. 그런 요소나 취향이 구조적인 형태로 묻어난 걸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건 아니고요. 단순히 형태에 끌려 사기도 합니다.) 앞으로 제 취향이 반영된 제품들 소개하는 리뷰를 쓰고자 합니다. 신발은 JEHEE SHEEN 입니다. 발목 위 쿼터 부분에서 목 사이에 레이어를 주었습니다. 2012 SS 당시 '인생은 고행이다'를 주제로 전개했는데 안정감을 주지 못하는 절개면을 통해 수행자의 불안함을 표현하려 한 의도로 느껴집니다. 반면 컬렉션 피스(의상)들은 그다지 주제 접근에 비해 .. 더보기
Y0UNG-HAE CHANG HEAVY INDUSTRIES 중공업이란 철강, 기계, 조선, 자동차 등을 제작하는 업체를 일컫는 말로, 상대적으로 작은 경공업에 대한 상대어이다. 때문에 장영혜 중공업은중공업이 아니다. 그들은 1999년, CEO 장영혜 그리고 CIO(최고정보관리책임자)인 마크 보쥬Mark Voge가 함께 시작한 디지털아트 집단이다. 이들의 웹사이트는 마틴 워텐버그(Martin Wattenberg), 페르난다바르가스(Fernanda Vargas) 등과 같은 아티스트처럼 웹사이트를 궁극적인 전시갤러리로서 활용하고있다. 그들은 왜 스스로 산업화시대의 대표적 상징성인 ‘중공업’이라는간판을 내걸었을까. 고도화된 산업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은 거대 자본의 일방적 의도에 의해 휘둘려졌다. 그들의 작업은 이처럼 철저하게 감상자와의 인터렉티브를 제한하고 있다. 게.. 더보기
매리 아이버슨(Mary Iverson), 네트워크 침몰 사실 2000년대 이후 젊은 예술가들이 온라인 네트워크와 관련한 작업들을 전개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살펴볼 수 있다. 네트워크 시장이 커져가면서 생긴 사회적 변화는 단연 그들의 시선에 적잖은 자극이 되었을 것이다. 익스플로러 세대를 거치며 급속도로 확장하는 네트워크 영역은 이제 스마트폰에 이르렀다. 과거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등 56K 모뎀으로 오랜 시간 공들여 사진, 문서 등을 겨우 전송 받을 수 있던 십 여 년 전과 비교하면 이젠 휴대폰 하나로 사진과 영상 전송은 물론이거니와 강력한 편집툴 소프트웨어까지 활용이 가능해졌다. 한 동안 여러 미디어와 단체에서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의견들이 쏟아졌지만 너나 할 것 없이 점차 인간이 네트워크 속으로 떠밀려 가는 추세이다. 이제 ‘온라인’은.. 더보기
HEOHWAN SIMULATION 2013 Autumn Winter 1960년대는 상당히 흥미로운 시대이다. 수많은 역사적인 운동권-특히, 자유와 종교혁명과 운동 등-이 일어난 프랑스에선 이 시기 전국 노동자들이 대집회를 열면서 소비사회와의 저항의식이 일어난 해이다. 무엇보다 이 시기는 젊은 학생층이 처음 운동권 역사에 등장하는데 1968년에 일어난 5월 혁명은 학생들에 의한 운동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민주주의의 씨앗을 퍼트린 프랑스는 공교롭게도 지난 100 년 간 막스의 영향 아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외치는 집단들 틈새에서 현재까지 이데올로기의 몸부림에 진통을 겪고 있다. 허환 시뮬라시옹(HEOHWAN SIMULATION)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허환은 바로 이런 혼란스러운 시대에 패션은 어떠한 관계성을 가지는지 연구해 컬렉션을 통해 조명하고자 했다. “이번 컬렉션.. 더보기
HEOHWAN SIMULATION, HEOHWAN 디자이너 허환은 동명의 브랜드 HEOHWAN SIMULATION 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서울 컬렉션을 시작으로 런던 컬렉션을 통해 이미 네 차례의 컬렉션을 전개하고 있다. 철학 그리고 인문학을 바탕으로 브랜드의 기둥을 단단하게 뿌리 내린 그의 작업 방향과 태도는 현재 획일화된 스타일과 트랜드에 염증을 느끼고 새로운 옷 읽기를 원하는 일부 대중과 디자이너들에게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하는 단서가 될 것이다. 패션, 인문학의 뿌리를 새기다 한국에서 인문학 계열 학과를 전공한 허환 디자이너는 군 제대 이후 패션에 대한 열망이 강해져 결국 의상학을 복수 전공하게 된다.졸업 후 한국의 패션기업에서 디자이너로 3년 가량 일을 하다 세인트 마틴 (Central Saint Martins College of Art And D.. 더보기
SOULPOT STUDIO [BLACK EDITION] 첫 공개! 오늘 4월 15일부터 온라인 상 회원 분들에게 선공개하는 블랙에디션입니다. 단 5일 간 25% 다운 서포트 이벤트를 진행하며, 21일 부터는 비회원 일반고객에게 정상가 판매됩니다. 블랙 에디션을 전개하는 배경에는 기존 소울팟스튜디오 고객들 중 다크웨어 매니아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이들을 위한 제대로된 선물을 만들어 보자는 게 뚜렷한 취지인 듯합니다. 이번 블랙에디션 또한 기존 소울팟스튜디오의 높은 공임 방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품 중 양면 트렌치 코트의 경우 하루 한 벌 밖에 작업되지 않을 정도로 고난이도 제작이며 다른 제품들 또한 기본적인 제작 방식과 구성에 있어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 들어갑니다. "블랙에디션은 매니아 고객들의 개인주문생산 경향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좀 더 웨어러블 하게, 그러나 .. 더보기
12회 송은미술대상 최 선 작가 가쁜 숨 (검은-방) 2011 LED 전구 위에 피 최선 흰 그림(돼지의 회화) 2012 종이 위에 돼지 기름 300x225cm : 종이 위에 사용된 돼지 기름은 한 마리에서 추출될 수 있는 양만큼 사용하였는데 관객이 많아질수록 공간 기온이 높아져 표면의 기름이 영향을 받아 그림 전면이 투명하게 변화한다 흰 그림 2012 면, 2012년 9월 경상북도 구미 봉산리 대기에서 채취한 불화수소산90x160cm 12회 송은미술대상 수상자 최선 작가 All artworks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최선 작가는 대학 시절부터 그림을 그리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스무 살 무렵이었던 92년 당시 문을 그려오라는 과제에 물감을 타지 않고 켄트지 위에 .. 더보기
NIKE NIKE 유년의 날개 초등학교 5학년 즈음부터인가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다녔는데 아파트 뒤 크고 경사진 주차공터 오르막길에서부터 꼭 친구 하나씩을 태우고 아래로 내달렸다. 브레이크역할을 해줄 게 딱히 있나. 값 비싼 나이키 고무밑창이 아스팔트를 쓸어내면서 속도를 줄이는 수 밖에. 그렇게 새 신발을 한 달도 채 안 되어 바닥구멍을 내곤 새 신발을 사러 어머니와 함께 외출을 해야만 했다. 그 시절 어머니는 늘 내게 나이키 운동화를 신겼다. 종류도 어찌나 많은지. 한 번 백화점이나 나이키 상설매장에 들릴 적마다 나이키 로고 달린 티셔츠니 바지니 일단 사서 나오곤 했다. 어머니는 늘 내 옷을 자주 사다 입혔지만 그 중엔 유독 나이키 관련 용품이 많았다. 어머니 어린 시절 가난에 어려웠던 점을 지금 떠올려보면 몇몇의 70, 80년대를 .. 더보기
The French Haunted House : 프랑스 젊은 작가전 프랑스 작가들의 작품으로 만들어진 유령의 집(Haunted House)은 지난 서양미술사의 흔적들이 그들에게 맺는 관계 그리고 그들 작품 간 연결고리를 한 편의 스릴러 영화처럼 구성한 전시이다. 전시를 접하기 전 12 명이나 되는 작가들이 동일한 얼개 속에 작품들이 연결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으나 전시를 체험한 후 고개가 끄덕여졌다. 각각의 작업들은 집약적 구조를 띈 조형물이 아니라 애당초 전체로부터 해체된 오브제들이었기 때문이었다. 헌데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분명 작품은 Haunted (귀신이 나오는) 인데 테오 메르시에의 작품 투명가족(La famille invisible)을 제외하곤 딱히 귀신, 유령을 닮은 어떤 형태도 등장하지 않았던 탓이다. 전시를 함께 보았던 프랑스문화원 문정관 한 분이 .. 더보기
SOULPOTSTUDIO , Designer Kim Sujinn “바람의 흔적” SOULPOTSTUDIO , Designer Kim Sujinn “바람의 흔적” 요즘 거리엔 옷을 잘 입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작년 봄 즈음엔가 한국 바이어를 찾은 한 해외 디자이너가 가로수길 거리를 걷는 소위 옷 잘 입는 사람들을 보며 이런 얘기를 했다. “한국 사람들은 옷을 잘 입는다. 그런데 보이는 건 트랜드 뿐이다.” 옷에는 자신의 취향 그리고 삶이 묻어나게 마련이다. 좋은 옷이란 바로 그런 흔적은 담은 것이다. 또, 좋은 이야기와 흔적이 담겨 있는 옷이라도 내가 공감하지 못한 채 누군가의 시선이나 취향에 떠밀려 입는 건, 가짜 스타일이다. 아직 사람들은 옷을 입는 법만 알고 옷을 읽는 법을 모른다. 그건 디자이너 또한 마찬가지여서 훌륭한 옷을 만들고서도 지나치게 주제에 함몰되어 버리거나 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