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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유년 시절, 아버지 그리고 프리랜서 ​ 몇 해가 지나도 다들 내가 뭐하는 사람인지 또, 뭘로 돈을 벌고 있는지 모른다. 심지어 우리 아버지도 마찬가지다. 아직도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를 내리지 못하신다. 그런데, 나도 어린 시절 아버지 직업을 쓰는 란에 뭐라고 써야할 지 몰라 항상 난감했다는 사실을 아버지는 아실까. 아버지는 늘 집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그림을 그리셨다. 초등학교 5학년 즈음인가. 학생기록부에 반영할 부모님에 관한 정보에 아버지 직업에 대해 이렇게 한글로 또박또박 써넣었던 걸로 기억한다. 라고 말이다. 더보기
A의 꿈과 아버지 이야기 #1 너는 꿈을 꾼다. 너는 꿈에서 오래 전 돌아가신 어머니와 오랜 시간 아버지가 기르다 사고로 죽은 강아지 J를 만난다. 한낮, 서울 외곽의 한적하고 푸근한 동네. 경사진 길목 한 모퉁이에 그들이 있다. 너는 어머니와 강아지 J를 데리고 작은 중화요리점으로 발길을 옮긴다. 음식을 주문한 뒤 너는 둘을 관찰한다. 강아지 J는 살아생전과 달리 굉장히 얌전했는데 장난기와 호기심 가득한 두 눈은 예전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죽기 전까지 치료하지 못했던 백내장 걸린 희멀건하던 왼쪽 눈은 고운 갈색 눈동자다. 어머니는 화장기 없는 얼굴, 적당히 곱슬진 긴 머리를 가볍게 어깨 아래로 내린 모습이다. 부드러운 회색 가디건과 원피스 차림. 네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던 때보다 좀 더 젊은 시절의 모습이다. 너의 어머니는 여.. 더보기
9월 11일, "다시, 다시, 다시 추석" 다시, 다시, 다시 추석 부쩍 혼자가 된 이번 추석을 맞이하기 전까지만 해도 난 보다 글을 쓰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리라 결심했다. 9월 말, 공모전 마감일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나는 빠듯한 일정 사이에 틈을 내어 글을 쓰지 않고선 원고 속 빈 자리가 너무 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추석 때엔 울산으로 돌아가지 않고 서울에 머물면서 글을 쓰리라 결심했다. 앞서 너무 여러 차례 병원을 오다녀야 했던 탓에 예상 밖의 지출로 금전 여유 또한 없던 것 또한 나를 울산으로 내려보낼 열차 속으로 떠밀지 못했던 탓이 있었다. 그래도, 마트에서 한 끼 먹을 정도의 오리고기 따윌 사고 된장찌개를 끓일 재료를 사서 나름 건강한 명절을 보낼 계획이었다. 추석 당일, 어떻게든 글을 구체적으로 정리해보고자 생각이 붕 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