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와 유대와 외로움 사이
박경민, 해경으로 입대한 지 어느 덧 일 년하고도 근 반 년이 흘렀다. 시간은, 점점 빨리 흘러간다. 경민이는 유독 입대 후 한동안 주변 사람들과의 유대에 대한 집착을 많이 보였었는데, 이젠 어느 정도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 부산에서 근무를 하고 있고 울산에 집이 있어, 휴가 때 부러 서울에 올 일이 없음에도 어렵게 찾아와 얼굴을 보여줬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경민이도 군복무 기간 동안 장래 계획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어 내가 아는 선에서 알려줄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 주기도 하고, 고민도 듣고 있다. 하지만 보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질 못해 저도 조금은 섭섭할 것이다.
친밀감, 결속력, 동질감, 소속감, 사랑, 신뢰, 애정, 우정, 웃음, 믿음, 교감- 한번은 경민이가 (나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과의 "입대 후 소홀한 연락"에 대한 상담 아닌 상담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한동안 그런 다양한 감각(감정?)들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결국 세상 모든 사람들은, 그런 관계와 유대를 통해 외로움을 밀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한국인은 서구인에 비해 감정표현이 굉장히 복잡해서 피곤하다. 하지만 요즘 20대 초중반 이하의 친구들은 직설적인 표현이 익숙한 세대인지라, 표현이 갇힌 끝자락 세대에 걸친 나는 그저 여러모로 중간에 끼어 피곤해지곤 한다.
요즘엔, 그래서, 그저 편하게 생각한다. 좋은 게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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