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갈수록 숨이 차오른다
누군가와 만난다, 라는 것은 서로 다른 인생이 부딪히는 것이다, 라는 상투적인 표현으로 글을 시작해보자. 서로 다른 인생이 만나는 것. 서로 살아온 환경과 유년시절부터 쌓이는 관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형성된 자아 등등 현재의 자신이 만들어지기까지 너무 많은 요인들이 있겠다. 또, 양자역학에 따르면 각자의 신체가 공유하는 시간도 다를 것이고.
때로는 세상을 사는 방식이 너무 다른 두 사람이 만날 때, 서로의 가치판단을 두고 충돌하는 시간이 너무 많아진다. 예로, 서로 동일한 문제를 당면했을 때 서로 인식하거나 해결하는 방법이 전혀 다르니 그러다 보면 합의점을 찾지도 못한 채 서로 같은 언어로 떠들어도 결국 쓸모없는 소모전을 벌일 뿐이다.
한 달 전 즈음 새로 알게 된 어떤 사람 M은 나와 부딪히는 부분이 너무 많아 나를 너무 성가시게 한다. 대화를 하다보면 모순이나 자기연민에 대한 강박이 느껴질 때가 있는데, 무엇보다 자기 스스로에 대한 것보다 철저히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스스로를 구원하려는 행동이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 모두 습관이나 행동방식에 각자의 결점이 있게 마련인데(나를 포함해서) 특히, 이 날 그런 부분이 너무 성가셔 꼬집어 혼을 냈었다. 하지만 별로 스스로에 대해 인지를 못한다. 오랜 시간 그런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의 사고를 바꾸는 건 힘드니까. 그래, 결국 이런 생각조차도 결국은 순전히 나의 가치판단이 다른 탓일지도 모른다. 등을 돌려버리거나 그냥 애써 무시하면 되는데, 왜 또 그건 쉽지가 않은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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