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연 디자이너의 마샹블MA CHAMBRE의 지난 의상들을 살펴 보면 편안함과 휴식이 먼저 떠오른다. 2010년 런칭 당시부터 마상블이 만들고자 하는 의상은 명확했다. 프랑스어 마 상블MA CHAMBRE은
‘내 방’ ‘내 침실’ 이란 뜻이다. 가장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공간에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옷처럼 마상블의 의상들은 휴식이 될 수 있는 방이자 집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휴식과 평온 이면에는 최주연 디자이너의 힘든 시기가 있었다. 지난 2006년 두타 벤처디자이너 컨퍼런스 공모전에 은상으로 당선한 그는 동대문 두타 패션몰에 매장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홀로 매장을 운영하고 생산과 디자인을 진행해야만 했다. 24시간 운영되는 두타 패션몰 특성 상 사실 불가능한 일이었다. 빠듯한 여건과 생활에 쫓긴 4년이 묻어난 그이기에 마상블이 가지는 의미는 더욱 가치 있게 느껴진다.
“우리는 공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브랜드 네임처럼, 공간은 생각하는 사람에 따라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고 불편하게 만들기도 한다. 나의 공간에 있는 사물들을 다른 공간에서 봤을 때 사람들은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낀다. 이처럼 옷을 착용했을 때 편안함과 안정감 있는 비율을 가져다 주어야 하고, 무엇보다 쉬워야 한다. 이런 점을 상위 개념으로 두고 우리 주변에서 쉽게 흔히 볼 수 있는 오브제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옷과 접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 MACHAMBRE, 디자이너 최주연
이번 2013 봄, 여름 컬렉션에서 마상블은 선인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시즌 컨셉에서 식물에 대한 조사와 생각들을 다뤄보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 : 현재 피터 드러커 경영대학 교수로 몰입flow 이론의 선구자)가 몰입 이론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에 흥미를 느꼈는데, ‘flow’를 심리적 ‘몰입’ 으로 ‘flow+er’는 몰입하는 사람을 지칭한다는 그의 표현에 강한 인상을 느꼈다. 이들은 ‘몰입’ 으로서의 Flower와 물질적인 Flower 사이의 연결고리를 실재하는 식물인 ‘선인장’을 통해 관계를 만들어 보고자 했다.
“2013S/S 시즌컨셉이 식물로 결정된 후 리서치를 통해 우리는 아주 흥미로운 걸 발견했는데 그게 바로 몰입과 꽃에 관한 이야기다. 몰입하는 사람에게는 집중력과 열정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그 열정을 뜻하는 식물이 바로 선인장이었다. 일반적으로 물이 거의 없는 건조한 사막이나 생명이 살아가기 어려운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끈질긴 생명력과 강한 의지, 그리고 열정이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번 2013 S/S 시즌은 선인장의 차갑고 건조한 생태 환경적 이미지와 앞서 언급한 상징적인 이미지를 마샹블만의 감성으로 다가가 재해석한 컬렉션이다.
선인장은 자연물에 지나지 않지만, 조형적 관점에서는 전혀 새로운 의미가 있고 평면뿐만 아니라 입체까지 폭넓게 적용될 가능성을 지닌 조형 대상물이다. 그래서 선인장의 가시, 꽃, 능, 표면, 질감, 환경 등 형태적, 시각적 요소는 이번 시즌 비주얼 컨셉으로서 생명력을 불어넣기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선인장은 종에 따라 곡선, 직선, 나선적인 형태를 띤다. 이런 선인장의 형태적인 특징을 전체적인 실루엣에 접목하였고, 심플한 디자인에 생동감 있는 라인을 살리는 작업에 집중했다.”
- MACHAMBRE, 디자이너 최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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