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아지는 또 다른 세상
몸이 작아진 다섯 남자들은 또 다른 세계로 공간이동을 하게 된다. 몸이 작아져 서로 '아이들'처럼 생각된다. '나'는 친구와 함께 유명 가수팀들의 무대공연 뒤켠에서 놀다가 순간이동을 한다. 그리고 마침 도착한 곳에서 아이들은 큰 괴물의 애완동물 겸 비상식량이 되어야만 했다. 권위적이고 무서운 괴물로부터 몰래 지혜를 발휘해 노란 공사용 헬맷을 타고 도로로 빠져 나온 아이들은-
2. 멸망하는 또 다른 세상
나는 다시 또 다른 세계로 공간이동을 하게 된다. 이 곳은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에 의해 멸망을 앞둔 세계다. 아버지와 함께 이곳에 오게 되었는데, 사실 '나'는 이곳에 오게 된 것이 두, 세 번째이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했었는지를 알고 있다.(그리고 그 끝에는 항상 아버지가 죽었다) 아버지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병을 앓고 있었는데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있어 아버지를 곁에서 떨어뜨려 두지 않으려 한다. 한 건물 안에 걱정스러운 표정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었는데 지진 비슷한 것이 일어나 우리는 몸이 빙글빙글 흔들리며 천장과 벽, 바닥 사이를 마구 뒹굴었다. 나는 아버지를 가까스로 붙잡으려 했지만 기절한다. 깨어난 후 아버지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된다. 도시는 이미 초토화가 되었다.(그 지진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보통의 세계다) 아버지는 스스로 당신 짐이 될까봐 홀로 어디론가 떠나고 없었다. 가슴이 덜컹해진 나는 하염없이 아버질 찾아 쫓아다녔지만 찾을 수 없다. (양말이 없다) 외가친척들을 만난다 -> 동굴로 간다 -> 선풍기 등을 파는 가게 옆 시장골목 아저씨는 갓바천이 필요하지 않냐 물으며 자신은 이미 남는 것 모두 필요한 장애인들이 모여 있는 곳에 기증하고 내개도 주었다. 마지막 파티가 될 거라 생각해 성대한 모두를 위한 파티를 연다.
3. 꿈 / 장소에 대한 생각
요즘 들어, 꿈을 많이 꾼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지만 내가 알기로 꿈이란 REM(rapido eye movement) 수면 상태에 이를 때 불규칙적인 심박과 호흡상태에서 급격한 안구활동이 일어나는 상태에서 보이는 활동이다. 프로이트는 꿈에서 제시되는 사물들이 각각의 의미를 내포한다고 하였는데, 이를 통해 현실에서 억압된 욕망 따위를 재현함으로써 해소를 취한다고 한다.
사실 우리는 일상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오브제 속에서 사물 그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물에서 느껴지는 늬앙스나 의미 등을 '읽으며' 살아간다. 그래서 나는 때론 꿈을 읽는 것이나 일상을 읽는 것이나 크게 다를 것 없다는 생각도 든다. 아니, 오히려 꿈을 통해 나 자신을 현실보다 더 솔직하게 읽을 수 있다.
나는 낯선 장소에 이르게 되면 그 공간의 풍경이나 사물들 속에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라는 표현이 적합할지는 모르겠지만) 즉흥적으로 단편적인 사건이나 상황들을 머릿속에서 그린다. 그렇게 떠오른 그림 중 어떤 것은 몇 번이고 상기를 시키기도 하고 또 어떤 것은 다시 잊어버린다. 그렇게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그러니까 그것이 하루 이틀 혹은 한 달, 몇 년 후에라도 그런 상상들이 다시 떠오를 때 그게 실재했던 사건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내게 들려준 얘기였는지 알 수 없어 헷갈릴 때가 많다. 애당초 확인조차 안 되는 탓에 그걸 두고 이것이다, 저것이다, 라고 따지기조차 힘들어진다. 그래서 몇몇의 꿈 속의 장면들을 떠올릴 때 그 장소마저도 꿈과 실재 사이에서 어느 층위에 얹혀 있었는지 분간하기 어려워진다. 장자는 나비와 인간 사이에서 정체성을 놓고 헤매었지만, 나는 장소를 두고 실재와 환상 사이를 헤매는 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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