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옮긴 작업실에 쓸 테이블 만들자며 불렀던 자리엔 테이블이 아니라 4단짜리 앵글 선반을 만들 재료들이 쌓여 있었다. 다른 디자이너들과 공동으로 쓰는 곳. 퇴근하기 한 시간 전 일찍 넘어오는 핑계 삼아 대신 인터뷰를 함께 진행하리라 얘길 했지만, 선반 만들면서 디자인 어쩌고 저쩌고 하며 인터뷰 하긴 힘들었다. (본래는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을 함께 진행하는 동안 디자이너로서 지금까지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려 했는데 말이지)
재료와 도구가 있고 방법이 있었다. 무엇보다 목적이 있었다. 목적은 또 다른 목적을 위한 것이었고, 결과는 또 다른 결과를 위한 과정이었다. 뭐가 되었건 끝으로 가면 사람이 즐겁게 살기 위한 것이 목적이겠다. 그러니 모든 과정은 즐거움을 향한다. 오늘 나는 나를 위한 즐거움을 향해 나아갔나, 라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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