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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shic Record

CREATOR'S PROJECT




지난 9월 7일, 인텔과 바이스의 예술과 기술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크리에이터 프로젝트를 취재하러 Dmag의 Vice Director 김환기 씨와 함께 플래툰 쿤스트할레를 찾았다. 나는 본래 취재 예정에 없었던 행사였기 때문에 당일 오전까지만 해도 생각도 않았지만 환기 씨가 서로 다른 컨셉으로 취재를 하면 어떻겠냐며 함께 취재를 갈 것을 청했고 나는 전부터 그런 취재 방식을 시도해보고 싶었던 차여서, 별 고민없이 승낙했었다.


이 날 일찌감치 프레스로 찾아와주길 바란다며 관계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던 환기 씨와 함께 별다른 설명 없이(아직 Dmag은 발행물조차 없는 껍질만 매거진인데다 공신력조차 없는 탓에 설명을 해야하는 상황이 많다) 입장을 할 수 있었는데, 문득 들었던 생각이 있었다. 기업에서 후원하거나 주최하는 행사 취재를 갈 적에 그 대상이 "인디밴드"라던가 "신진 아티스트, 디자이너"와 관계된 행사, 기획 등의 취재는 굉장히 깐깐하거나 절차가 복잡한 것에 비해 이런 형태의 행사는 오히려 매체 관계자 예우를 해주며 서로 존중을 해준다는 점이다.


특히, CJ E&M에서 주최하는 모든 행사는 오직 라이센스 매거진 및 유명 매거진, 언론 단체만을 프레스로 허용하거나 미리 프레스 티켓을 보내준다 (<- 이 점은 100% 이해한다.) 하지만 독립 매체나 기타 점진적인 활동 매체의 보도를 막아서는 처사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인디'를 다루는 곳에서 소규모 출판물이나 매체의 접근을 막아서다니. 모순 아닌가.


아무튼 이 날,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하나 있었는데 quayola의 topologies라는 작품이었다. topologies 는 서양 고전의 작품을 굉장히 깊숙한 곳까지 확대한 것인데 이것은 하나의 회화에 대한 초고밀도적 확대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색채가 녹아난 형태와 조직이 살아있는 유기적 생명체처럼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진다. 형태는 시공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그러한 미세한 변화를 일상에서 느끼긴 어렵다. 어떠한 구체적인 목적에서 출발한 작업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여러가지 생각들을 끊임 없이 던져 주었다. 또, 조직의 해체와 본질의 기본구조의 재배열은 다시금 기존의 회화가 가지고 있던 본질에 대한 익숙함을 또 한 번 낯설게 제시해 원작에 대한 새로운 호기심을 자극시키는 것도 같았다.


다른 작업들도 흥미롭거나 재밌는 것이 많았지만 설치 미술 쪽은 아무래도 내가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엔 낯선 것 같았다는 생각이 들어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겠더라.(정말 취향이란 것을 어찌할 순 없는 노릇인 것만 같다.)



* 영상은, 딱히 내 시선을 빼앗은 것은 아니었지만 사진이 없는 탓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