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2000년대 이후 젊은 예술가들이 온라인 네트워크와 관련한 작업들을 전개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살펴볼 수 있다. 네트워크 시장이 커져가면서 생긴 사회적 변화는 단연 그들의 시선에 적잖은 자극이 되었을 것이다. 익스플로러 세대를 거치며 급속도로 확장하는 네트워크 영역은 이제 스마트폰에 이르렀다. 과거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등 56K 모뎀으로 오랜 시간 공들여 사진, 문서 등을 겨우 전송 받을 수 있던 십 여 년 전과 비교하면 이젠 휴대폰 하나로 사진과 영상 전송은 물론이거니와 강력한 편집툴 소프트웨어까지 활용이 가능해졌다. 한 동안 여러 미디어와 단체에서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의견들이 쏟아졌지만 너나 할 것 없이 점차 인간이 네트워크 속으로 떠밀려 가는 추세이다. 이제 ‘온라인’은 더 이상 ‘사용’이 아니라 ‘신체화’ 되어 가는 과정 속에 있는 것 아닐까?
매리 아이버슨(Mary Iverson)은 2009년 처음 잡지 사진에다 아크릴과 잉크만을 이용해 선적컨테이너를 채워 넣기 시작했다. 이후 2010년 Valley of the Yosemite라는 첫 오일물감을 이용한 캔버스 작품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네트워크 시리즈를 진행한다. 미 중서부의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허공을 가로지르는 수많은 선(line)들과 형형색색의 선적컨테이너들을 배치한 이 시리즈는 실재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대상(인간)이 사라지고 오직 정보만이 시각화되어 남아있는데 선적컨테이너는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매일 처리하는 개체에 대한 전체 시스템을 독립적인 환유(換喩 , Metonymy)로 나타낸 것으로 읽힌다.
미국 예술 비평가 저스틴 링컨(Justin Lincoln)은 그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다. “시스템은 항상 순조롭게 작동되는 거대한 기계처럼 늘 실행되지 않는다. (중략) 자연은 이러한 혼돈의 중단을 요구한다.”
저스틴 링컨이 말하는 바, 이러한 기계적 네트워크 시스템은 늘 온전하지 않다고 말한다. 2011년 작품 이후를 살펴보면 이러한 시선이 더욱 명확해지는데 이전 선적컨테이너 배치가 단지 ‘방치’에 가까웠다면 이후엔 침몰한 선적선과 강물과 바다 그리고 땅 속에 잠기거나 파묻힌 모습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매리 아이버슨이 자연 속에 네트워크 시스템의 침몰을 제시하는 배경은 어쩌면 우리가 시스템에 갇히지 않고 자연 본위로 회귀하고자 하는 주장일지도 모르겠다.
* 본 글은 저스틴 링컨(Justin Lincoln)의 평론을 일부 참조하였음을 밝힙니다.
Contact
Official Blog : maryiverson.com
'Akashic Record'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림새 01 (0) | 2013.04.30 |
---|---|
Y0UNG-HAE CHANG HEAVY INDUSTRIES (0) | 2013.04.29 |
HEOHWAN SIMULATION 2013 Autumn Winter (0) | 2013.04.19 |
HEOHWAN SIMULATION, HEOHWAN (0) | 2013.04.19 |
SOULPOT STUDIO [BLACK EDITION] 첫 공개! (0) | 2013.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