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resting of a Smile by Catalin Parau
F*** You by Dian Agung Nugroho
전경대와 시위대가 대치하다 결국 몸싸움이 일어났다. 다음 날 아침, 두 개의 조간신문이 발행된다. 한 신문에선 전경이 손에 흑빛의 전경봉을 머리 위로 치켜든 채 바닥에 쓰러진 시위꾼을 노려보고 있고 그 시위꾼은 이마 아래로 피를 흘리고 있다. 다른 신문에선 전경이 방패를 빼앗긴 채 시위대들의 발길질에 걷어 차이고 있다. 우린 이걸 보고 무얼 선뜻 판단할 수 있을까. 사진 한 장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소리 없이 가장 많은 말을 내뱉는 게 바로 사진이다.
사진은 현실을 모두 드러낼 순 없는가. 우리는 그저 그러할 거라고 믿을 뿐이지 않은가. 분명한 건 사진을 촬영하고 가공하기 더욱 쉬워진 요즘, 사진이 만들어 낸 무수한 거짓의 홍수 속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의류쇼핑몰에서 보았던 스웨터를 구입해 받아보고 나니 색이나 질감이 생각했던 것과 다른 건 기본이거니와 SNS에서 매력적으로 보이던 이와 실제 얼굴을 마주하고선 누군지 알아보지도 못해 난감해 하기도 한다. 심지어 영상 또한 앞 뒤 상황을 잘라 출연자의 의도와 다른 상황을 만들어 간혹 구설수를 만들기도 한다.
철학자였던 발터 벤야민은 사진에 대해 냉랭하게 반응했는데 그는 과거 화가였던 앵그르의 말을 저서에 인용하기도 했다. "사진, 그것은 아름답다. 그러나 그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해서는 안 된다." (이 의미가 현실재현에 있어 기존의 회화를 전복시킨다는 의미였는지 그보다 더 가치있다는 의미였는지는 지금 분명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무튼, 사진은 아름답다. 그러나 지난 현실을 온전히 조명한다 믿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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