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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shic Record

WNDERKAMMER 신혜영,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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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인터뷰를 가졌던 WNDERKAMMER 디자이너 신혜영과 설 연휴를 앞두고 2013년 다시 만남을 가졌다. 2년 전 우리가 이 맘 즈음 한 차례 더 인터뷰를 하자던 약속을 서로 지킨 셈이다. 인터뷰를 하면서 그간 분더캄머의 지난 변화들을 함께 돌아볼 수 있었다. 분더캄머 신혜영과의 담담하고 솔직한 대화들을 여기, 가볍게 풀어 놓아본다.

 

분더캄머(WNDERKAMMER)를 런칭한 지 이제 얼마나 되었나 

거의 3년 가량 되었다. 정확히 3년이 되기까지 두 달 가량 남았다.

오늘 인터뷰를 하기 전 우리가 2년 전 즈음 첫 인터뷰를 했던 글을 다시 읽어 보았다. 당시 내 첫 인터뷰이기도 했고 신혜영 디자이너가 본인의 사업자를 낸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을 즈음이었다. 감회가 새롭다

시간이 벌써 그리 흘렀나. 서로 아는 사이가 인터뷰 할 때 더 편하지 않나.(웃음)

앞서 지난 주에 친한 디자이너와 인터뷰를 했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신혜영 디자이너와는 일 년 혹은 이 년 후 즈음에 한 차례 인터뷰를 가져보자고 함께 얘길 했었다

아, 정말? 기억나질 않는다. 신기하다.

그 사이 분더캄머는 매장과 신사동 쇼룸이 새로 생겼고, 시즌 컬렉션도 쉬지 않고 꾸준히 해내고 있다.

두타에 위치한 매장 같은 경우 점점 반응이 좋아지고 있어 마음이 놓인다.

압구정에 쇼룸을 정한 이유가 뭔가

신이 내렸다. 쇼룸을 할 공간을 알아보려고 많이 움직였다. 강남 인근에서 이태원 등등. 마음에 드는 공간을 찾으면 내가 가능한 금액과 맞질 않더라. 그러다 압구정에 쇼윈도가 보이는 이 공간을 찾은 거였다.

동대문 패션창작센터에 있던 동안 꾸밈도 전혀 없고 전혀 패션디자이너 다운 느낌이 없었다. 이 직업이란 게 굳이 멋을 내거나 사치스러운 느낌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조용한 곳에서 바람을 쐬거나 커피 한 잔 할 여유라도 있어야 하는데, 앞서 있던 현장 바깥은 늘 시끄럽고 부산스러워 정신이 없었다. 사실 그런 조용함을 느끼고 싶었다. 동대문으로 출근할 때엔 아주머님들이 밀치면서 비키라고 소리 지르고 하던 일이 다반사였으니까.(웃음)

요즘 시기가 그리 좋지 않다. 겨울옷을 사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봄 옷을 살 수도 없다. 국제적인 경기도 나쁘다

나도 요즘 세일하는 옷들 중에 계절이 맞지 않아도 예쁘면 사게 되더라. 내년에라도 입으면 되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그렇다. SPA 브랜드를 좋아하질 않는데(심지어 SPA를 반대하는 글도 몇 번 쓰곤 했다) 한 차례 크게 세일을 할 때면 한 두 개 씩 사게 된다.

필요하면 저렴하게 구입하는 게 맞다. 그만큼 경제가 좋지 않으니까.

해외 쪽 패션박람회 등도 바이어들의 반응이 무심해졌다고 한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전체적인 타격이 심각하다고 한다. 모두가 알만한 유명 디자이너브랜드 같은 경우엔 한 페어 현장에서 역대 최저의 거래율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아, 이번에 해외 쪽 패션페어에 참여하려 했는데 얘길 듣고 보니 좀 더 고려해봐야겠다.

요즘엔 어떤가. 과거 얘기했던 것들 중 기억나는 것들이 있다. 가령 판매가를 책정할 때 남들보다 이윤을 많이 남기지 못하고 정했다던가 또, 영업마케팅의 부재에 대한 것 등을 이제는 해소했는가

풋풋하다.(웃음) 그 당시에는 정말 배수를 제대로 책정하지 못해 손해를 본 일도 많았다. 지금까지도 그랬다면 이미 난 이 일을 그만둬야 했을 거다. 그 과정에서 판매가를 올리느냐 단가를 낮추느냐를 결정해야 했던 때가 있었다. 그때 단가를 낮추는 과정에서 공임 비용이 적은 공장을 선택하기도 했는데 고객들에게 내놓기 부끄러울 정도의 옷이 나온 적도 있었다.
안정적인 비용에서 만족스러운 퀄리티를 맞추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해야 한다. 아무래도 우린 대량생산이 아니니까. (공장 측에서 대량주문이 들어올 경우 납기일을 무시하고 소량주문을 미루고 연락을 받지 않는 일 또한 허다하다)  아직도 그런 부분은 끊임없이 신경써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오늘 아침에도 공장과 싸움을 하고 왔다.(웃음)

공장 측에 옷을 의뢰할 때 잘 만들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있는지

퀄리티 컨펌(Quality Confirm), 그러니까 QC라고 흔히 얘기한다. 이건 공장 측과 거래하기 전 제품 한 장을 샘플로 받아 확인하는 과정인데 공장에서 이 정도의 퀄리티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라는 의미로 볼 수 있겠다. 예전 한 거래처에선 용납할 수 없는 샘플을 계속 제공해서 수정이나 개선사항이 길어져 시간을 낭비해야 했던 일도 겪어야 했다. 

일단 우리는 샘플실을 거쳐 가장 좋은 상태의 제품을 만든다. 물론 공장에서 그것과 똑같은 퀄리티를 만드는 건 힘들다. 하지만 오바로크가 잘못되거나 봉제과정에서 소위 말하는 간지가 살아있지 않은 의상이 완성되면 QC 과정에서 재고를 하게 된다.

옷의 간지란 게 정확히 어떤 걸 말하는 건가

옷태랄까.

패턴의 문제인가

패턴을 공장 측에 맡기기 때문에 패턴 자체의 문제라고 볼 순 없다. 간지라는 건 이 쪽 종사자들끼린 흔히 쓰는 용어인데 달리 표현하자면 디테일 혹은 옷에 대한 느낌이나 착용감이랄까. 봉제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 동일한 패턴임에도 불구하고. 실밥 안나오면 봉제가 잘 되었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건 공장에 따라 입었을 때 옷의 느낌이 다를 수 있다는 것 아닌가

그렇다. QC를 할 때 이 곳이 잘하는가 못하는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간혹 거래처에서 QC를 잘 해놓고선 생산된 제품들이 만족스럽지 못한 때도 있다.   

요즘엔 신경 쓰이는 다른 문제들이 있는가

얼마 전 세무서에서 분더캄머 오픈 이후의 매출을 전부 뽑아놓고 확인을 했다. 첫 년도의 매출에 비해 열 배 가량 성장했더라. 그렇게 매출을 점검하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 이젠 좀 더 내가 하고픈 옷을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앞서 옷을 만들 때 과정이 있었다. 판매를 염두하고 제작했던, 소위 팔릴 만한 옷들을 함께 만들면서 내가 만들고 싶은 걸 점점 양보하게 되더라. 만들고 싶은 옷을 내놓게 되면 손이 닿는 고객이 다시 줄어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선 좀 더 욕심을 내도 되지 않나, 이제는 소비자를 잡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고객들도 지난 2년 동안 많이 똑똑해지고 변화해왔으니까.

해외 패션페어 등에 대해서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당장 준비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고 예전보다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정도이다.

현재 서울 소재의 패션업체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패션페어 WHO'S NEXT에 참가하면 서울패션센터에서 부스비용의 80% 가량을 지원해준다고 하더라. 하지만 단 한 번 지원해주는 기회니까 잘 살려야 하지 않나. 먼저 시기도 살펴야 하고 반응이 어떤지 보려면 2, 3회 정도 가볍게 여행을 떠난다 생각하고 다녀오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

숙박 문제나 경비 등의 문제도 쉽게 볼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일단 가는 김에 다른 유럽권 나라의 성격들도 많이 보고 싶다.

만약 파리가 원하는 무드가 있다 느껴지면 분더캄머의 옷도 그 성격에 맞춰 변화하게 될까

중요한 건 분더캄머의 정체성은 계속 남아있는다는 거다. 셀렉트샵이 특정 브랜드를 두 세 시즌 알렸는데 갑자기 브랜드 성격이 바뀌어 버리거나 사라지면 곤란하지 않을 수 없지 않다. 실제 그런 디자이너도 있다. 그런 디자인은 페어에 참가할 때마다 무드가 바뀌어서 바잉이 곤란해진다. 바이어들도 그 탓에 마음에 드는 낯선 브랜드를 접하면 체크를 한 뒤 다음 시즌 때 다시 찾는다. 그렇게 서너 시즌 정도를 살핀 뒤에야 바잉으로 이어진다. 분더캄머도 한 번 참가하면 열 번 가량 꾸준히 나가야 한다.

알고 지내는 단골 고객이나 팬이 있을 법도 하다. 어떤가

분명 시즌마다 우리 옷을 구매하는 단골 고객이 있는 것 같다. 근데 누군지 모르겠다. 그런 걸 좀 느꼈으면 좋겠다. 

주말에 두타에 있는 분더캄머 매장에 이십 대 초반 여자가 분더캄머 룩북사진을 들고 찾아와 수소문하는 걸 봤다. 털이 달린 남색 하이넥 코트였다

그 상품은 이미 품절되었을 텐데.

입점이 된 셀렉트샵부터 온라인 사이트까지 죄다 찾아다니더라

요즘 느끼는 건데, 분더캄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눈에 직접 보였으면 좋겠다. 예전 우리가 처음 인터뷰 할 무렵만 하더라도 샵에서 입점문의가 오면 긴장되고 설레였다. 인터뷰 할 당시에도 어떤 옷을 입고 나가야 할 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요즘 그런 연락들이 오면 그때만큼의 설레임은 없다. 담담해졌다.

예전에 인터뷰할 적 질문에 대답한 내용이 기억난다 (지난 인터뷰 내용을 태블릿 PC로 보여준다)

"자유분방하고 별나지 않고 자기 소신이 있는 사람. 어떤 게 좋아, 라고 물어봤을 때 “난 잘 모르겠어.” 라고 말하는 사람 말고 주관이 뚜렷한 사람. 그리고 문학이나 예술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사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자그마한 것에도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사람. 판매로 굳이 이어지는 게 아니라도 디자이너가 의도한 작은 부분까지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특히 저는 안 보이거나 작은 부분에 포인트가 들어간 게 많거든요. 스커트 속이나 주머니 안에 예쁜 프린트가 새겨져 있다던가, 하는 스타일이에요. 예를 들어, 별로 신경 쓰지 않은 것 같은 옷차림인데 속옷은 항상 예쁜 걸 챙겨 입고 다니는 여자라던가. 안보여도 단정하게 할 줄 알고."

- 2011년 03월 03일, 신혜영 디자이너와의 디매거진 인터뷰 中에서

(얘기를 듣고) 이건 꿈이다. 내가 그렇게 되고픈 꿈.(웃음) 정말 지난 얘기다. 이 때 만들었던 스커트 안감에 100% 실크를 썼다. 겉감보다 안감을 더 좋은 걸 쓴 거다. 피부에 닿는 부분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남이 보질 않더라도 말이다. 옷을 입거나 벗을 때 혹은 어딘가 앉아 있을 때 안감의 또 다른 이미지가 살짝 비치는 것. 그런 게 좋았다.

그럼 지금은 그때완 생각이 바뀌었나

아니, 지금도 비슷한 생각을 여전히 하고 있긴 하지만 예전처럼 안감에 실크를 쓰는 정도의 모험을 하진 않는다. 이젠 대중적인 고객들이 무얼 원하는지 어느 정도 알기 때문에. 실크 100%를 안감에 써서 아, 정말 보드라워. 그렇게 느끼는 사람들은 많지 않으니까. 되려 그런 비싼 원단을 밖으로 드러나길 원하지. 

예전엔 분더캄머가 양가죽도 사용했었다

이젠 사용하지 않는다. 고양이(봉지)를 키우고부턴 가죽 사용을 꺼리게 되었다. 폐가죽이나 식물성 가죽 등에 대해선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식물성 가죽 등에 대해선 좀 더 공부를 해봐야 하는 상황이고.

현재 달리 욕심 나는 일들은 없는가

쇼도 하고 싶다. 으음, 조금 다른 얘긴데 내가 심적으로 여유가 없다. 그래서 여유 있는 어떤 시간을 따로 찾고 싶더라. 옷을 만지는 시간만 갖지 말고 다른 시간들을 가지는 것. 피천득의 인연이란 수필에서 말하는 나태하진 않지만 여유로운 것이 내게 필요한데, 요즘 나는 여유롭진 않으나 나태하다.(웃음) 바꾸고 싶다.

게으른 욕심쟁이다(웃음) 참, 수영도 한참 다녔지 않았나

한 템포 쉬는 바람에 하는 것도 안 하는 것도 아니다. 본래 다니던 수영장이 동대문 쪽에 있었는데 근래 쇼룸을 압구정동으로 잡게 되면서 거리가 멀어졌다.

옷이 아닌 다른 게 나한테 들어왔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를 채워야 다시 옷을 또 만들 수 있을텐데.

일 년 전 즈음에 인스피레이션에 대해 한참 얘길 나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 않았나. 요즘엔 어떤가

요즘엔 쉽게 접근하려 한다. 라이언 맥긴리를 처음 접했을 때 받았던 강렬한 인상이 그 뒤론 쉽게 찾아오질 않아 영감님이 오시기만을 그저 기다렸다. 하지만 단지 그 어떤 상황이 특별했을 뿐인데 그런 상황을 계속 기다렸던 게 잘못되었던 거더라. 요즘엔 자연스럽게 오가는 것들 구체화하고 있다. 

그 땐 (신혜영 디자이너가) 욕심이 많았다

뭔가 우아한 무언가가 오기를 바랬다.(웃음) 이번에 다가오는 2013년 봄, 여름 시즌을 준비할 때엔 영화 '줄리&줄리아(2009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로 감독 노라 애프론 그리고 메릴 스트립과 에이미 애덤스가 주연으로 동장한 영화)'의 인상들을 많이 가져왔다.

그 영화의 어떤 점 때문인가

영화에 등장하는 줄리아 차일드라는 할머니가 있는데 너무 귀엽다. 옷도 잘 입고. 프랑스에서 최고요리사가 된 실제 인물을 다룬 이야기다. 한참 나이가 들고서야 결혼을 하게 되는데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많이 사랑한다. 요리를 하고 싶어 칼질도 할 줄 모르던 거구의 노인이 "보나페티~" 이러면서 요리를 하는데 그 모습들이 앙증맞다. 남들 신경 안 쓰고 노력하고 사랑받는 나이 든 여자.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였다. 발렌타인 데이날 거품 목욕을 하면서 함꼐 사진을 찍은 뒤 사람들에게 초대장을 보내기도 하고.(웃음)

이번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도 따로 글로 담아 사람들에게 얘기를 하려 한다. 글을 쓰는 친구에게 부탁을 했다.

대강 어떤 내용인가

줄리아라는 할머니가 내 옆에 있는 친구인데 내가 친구로서 바라보는 느낌들을 글로 써달라고 부탁했다.

언제 즈음 새 의상들을 볼 수 있을까

예정대로 촬영이랑 스토리랑 다 정리되면 3월 초 즈음 볼 수 있을 것이다.

왠지 컬러가 밝아질 것 같기도 하다

늘 그렇 듯 컬러가 그닥 다채롭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의상들이 대체로 러블리한 느낌은 들 것이다. 여전히 신혜영다운 옷이 나오긴 할텐데 여성성이 좀 더 부각된다.

기대된다. 그나저나 사용하는 색이 보면 늘 감도가 낮은 편이다

늘 톤다운이다. 내 취향을 버릴 순 없다. 다른 원단을 선택해야지, 라고 생각해도 어느 순간 늘 쓰던 것과 닮은 색을 쓰게 된다. 참, 이번 시즌엔 화이트가 많을 것이다.

일부 일관성 있는 색만으로도 디자이너의 시그니처가 될 수 있다 생각한다. 분더캄머를 떠올릴 때 생각나는 색들이 분명 있다

나쁘지 않다 생각한다. 예로 질 샌더(Jil sander)를 떠올릴 때 생각나는 컬러가 있는 것처럼.

가격대는 앞으로도 변화가 없을까

아마 다가오는 가을, 겨울부터는 금액이 좀 더 오르게 될 것 같다. 다른 문제는 아니고 더 좋은 원단을 쓰려 한다. 나이가 들수록 소재에 대한 욕심이 커지더라. 지금도 나쁘진 않지만 정말 좋은 소재들을 사용하고 싶다.

올 해 분더캄머의 계획은 어떤가

일단 시즌을 앞당겨 진행해서 뭔가 더 다양한 판로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해외 쪽이 되든, 조그맣게라도 쇼를 준비하든. 이제 그런 일들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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