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처음 디자이너 이은희 분의 마드모아젤 희(Mademoiselle Hee) 컬렉션 의상을 보았을 때 느꼈던 느낌은 '촌스러움'이었다. 마드모아젤 희를 대표하는 그린로즈처럼 원색적인 강렬한 색상대비가 강한 것에서부터 갑작스레 채도가 떨어진 코트에는 목적을 알 수 없는 파워 숄더나 드레이핑 된 원피스 등이 먼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내게는 별로 와닿지 않고 더 알고 싶지도 않은 브랜드였다.
그러다 지난 2012년 11월 경, 한남동에 부띠끄를 오픈했다는 얘기를 듣고 컬렉션 자료를 한 번 훑은 적이 있었다. 그 특유의 강한 색상이 묻어나 있는 건 여전했다. 그런데 전혀 '촌스럽지' 않았다. 니팅된 헤어밴드 아래로 둥글게 떨어진 포켓을 포인트로 제작된 박스한 코트나 셔츠 그리고 레이어드 된 다양한 컬러의 숄 등은 사뭇 미래적인 퓨처노마드(future-nomad : 미래유목민)를 연상시키게 했다. 디자이너가 목적했던 주제와 상관없이 자연과 미래의 경계가 느껴지는 듯한 무드는 지난 컬렉션들과의 경계선에서 벗어나지 않은 채 나름의 일관성을 획득하고 있었다.
촌스러움에 대해 느꼈던 것. 잘 생각해보니 그건 동양적 색채와 선이 곳곳에 묻어났던 탓이 아닐까. 임선옥 디자이너 아래에서 일을 해왔던 그는 오리엔탈리즘과 아방가르드, 미니멀리즘 등의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마드모아젤 희를 처음 대면했을 때 느꼈던 그 촌스러움은 계통을 상실해가는 내 시각이 가치를 잃어가는 한국의 전통을 마주할 때의 것과 닮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현재 마드모아젤 희 한남동 부띠끄에서는 주문제작을 통해 맞춤복도 가능하다고 한다. 기성복에서 잘 진행하지 않는(특히 수도권에서는 거의 없는) 시스템을 제안 중인 마드모아젤 희의 제품을 부띠끄를 통해 디자이너와 직원들이 함께 당신을 위해 도와준다는 것. 기회가 닿는다면 한남동을 찾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될 것 같다.
Official Site : http://www.mademoiselleh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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