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다방 썸네일형 리스트형 흑백 다방 그리고 서른 이제 서른이다. 한국 사람들은 태어나자마자 일 년을 더해 먹는다고, 실 나이야 아직 꽉 차진 못했다지만 그래도 서른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진해 흑백 다방이 계속 생각난다. 내 스무 살의 삶을 꾹꾹 눌러 담았던 그곳이 내 시작이었고, 배움터였고, 선생님이었다. 유택렬 화백의 딸 경아 누나는 흑백다방을 지키려 유학 중 학업을 파하고 돌아와 베토벤을 온몸으로 토했다. 병배 선배와 인희 선배는 이십대 끝 자락에 서서 연극판 위로 몸을 불태우다 저녁 무렵이면 나를 그곳으로 데려갔다. 건너 편 옷을 하는 수경 누나는 내게 발터 벤야민과 장 보드리야르를 알려 주었고, 유병철 연출 선생은 그곳에서 내게 연극을 가르쳤다. 기찻길 건너 마트 사장은 배가 고파 라면을 훔치던 내게 삼양라면 한 박스를 주었다. 월 십사만 원에..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