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세지 썸네일형 리스트형 소세지를 닮은 시간 몇 일 전, 집에서 홀로 삭발을 했다. 제대로 깎이지 않은 부분들이 괴이한 실벌레처럼 비죽거렸다. 짧지 않은 머리칼이 이내 바닥에 널부러졌고 나는 고개를 들어 거울을 보았다. 지난 몇 해 전에도 몇 차례 삭발을 했었다. 보기에 나쁘지 않아 시도한 삭발이었는데, 이젠 나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흉물스럽고 괴이한 꼴이다.' 나는 내가 나 자신에 대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데에 놀랐다. 아니, 솔직한 감상에 대해 놀랐달까. 왜 나는 삭발을 했는가. 생각해보면 딱히 분명한 단서가 나 스스로도 제공되지 않는다. 어쩌면 잊고 있던 부토舞踏 에 대한 상을 심정민의 지난 무용평론 그리고 프랑스에서 개인 작업을 해내고 있는 한 친구를 통해 다시 떠올리게 된 탓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순전히 형이상학적 세계로 나아가길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