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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shic Record

RE_COLLECTION [prologue]

[prologue]

1956년 10월 29일, 이스라엘이 이집트의 시나이 반도를 공격하며 제2차 중동전쟁이 발발하는 큰 사건이 열렸다. 그때 한국에선 또 다른 작은 역사가 열리고 있었다. 서울 반도호텔에선 미국 LA에서 디자인을 배우고 돌아온 디자이너 노명자(노라노 : 윤복희에게 미니스커트를 입히고 펄 시스터즈에게 판탈롱 패션을 선사한 주인공)에 의해 한국 최초의 패션쇼가 열린 것이다. 작곡가 박춘석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모델 박현옥 그리고 당시 최고의 인기배우였던 조미령, 최은희 등 총 6명의 모델이 의상을 입고 무대에 등장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한국은 60년대 전후 시대의 본격적인 패션시장의 문을 활짝 열게 된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패션을 얘기하는 건, 양장의 역사를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 현재 한국에서 패션에 대한 관심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높아졌지만, 사실 한국 복식의 양장화 과정은 침략과 전쟁으로 시작되었다. 개화기 시기 일제의 강압에 의한 단발령 그리고 고종의 러시아 망명. 급기야 1930년에는 의무적으로 양장복을 입을 것을 명령받아야만 했다. 복식은 한 국가와 시대를 반영하는 정체성이다. 그로부터 현재, 우리의 패션은 어떠한 궤도로 우리의 정체성을 흔들고 있는가.

DMAG은 이러한 역사 속에서 국내 패션 디자이너들이 어떠한 궤도를 그려나갔는지 독자들과 함께 되짚어보기를 희망한다. 또, 국내외 패션 디자이너들의 지난 컬렉션들을 쫓아 허황된 유행에 편승하지 않는 패션의 가치를 찾고자 한다.

모쪼록 독자들이 Re-collection을 통해 국내패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단서들을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Editor PAK SUN WOO / @UNDRESSU
ceres24@designer-grou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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