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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4일, [포토그래퍼 조선희 작가의 Z zine]
UNDRESSER
2011. 6. 30. 00:25
조선희, Z ZINE
연세대 생활의상학과 출신으로 본래 사진을 전공한 사람은 아니다. 대중적인 작가는 아니며, 주로 유명 잡지를 통해 연예인들의 화보 촬영 등을 찍는 이로 유명하다. 2008~9년에 걸쳐 두어 권의 책을 출간했는데, 그게 에세이집인지 아니면 소위 사진 잘 찍는 법 알려주는 가이드북 같은 것인지는 본 적이 없어 모르겠다.
이번에 인터뷰를 위해 찾아갔던 카페에 무가지로 배포하는 처음 보는 잡지가 있어 집어들었는데 Z ZINE이라는 이름 아래로 JO SUN HEE라는 이름 석자가 읽혔다. 세번째로 발행한 잡지였고, 지금은 해병대 입대 이후로도 TV 광고 등을 통해 얼굴을 자주 내비치는 연예인 현빈의 얼굴이 보였다.
첫 장을 펼치니 곧장 현빈의 화보사진과 함께 조선희 작가와 현빈 사이의 대화들이 펼쳐졌다. 두 사람은 친분이 있는 사이이고, 편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형태의 글을 볼 때면 조금 민망하기도 하고 불편해 지기도 하더라. 작가(혹은 글쓴이)와 인터뷰이 사이의 거리는 좁혀지지만 그만큼 독자와 인터뷰이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는 것 같아서 말이다.
뭔가 달리 새로울 것이 있을까 싶어 차근차근 훑어 보았지만 스타일과 이미지 그리고 목적을 알 수 없는 모호한 분위기만 남아 있더라. 내가 더 열심히 못 본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Z ZINE을 보지 않더라도 보그코리아나 엘르를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느낌이랄까. 오히려 그나마 인상적이었던 것은 어떤 작가의 사랑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 이후에 남아있는 사랑의 흔적 따위를 다룬 글 그리고 예쁜 남자 속에서 여자를 발견한다는 컨셉에서 촬영한 여장남자 화보 정도.(이건 유르겐 텔러의 예쁜 남자가 떠오르더라)
패션 큐레이터 김홍기
"유명 드라마나 특정 연예인의 옷차림에서 가져오는 것이 트랜드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잠재되어 있지만 앞으로 새로운 트랜드가 될 수 있는 것을 얘기하려고 해야죠. 트랜드가 된다는 것은 앞선 패션의 오브제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말하는 것이죠. 그런 가능성들을 얘기하려면 말이죠. 그 대안들이 패션에 대한 어떤 역할들을 해야 해요. (패션미디어에서 트랜드에 대해 얘기할 때) 그런 얘기들이 나와 주어야 하는 것이죠. 또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내셔널(National)이 명확해야 해요. 하지만 그런 것들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죠.
누가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왜 패션을 다루는 사람들이 골빈 사람 취급을 당해야 하냐고 말이죠. 패션이란 것은 집단 행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다루는 패션종사자들은 사회행동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어야 하고 또, 이에 대한 개인의 생각(근거)이 (결과를 통해)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는 것이죠. 사회심리학적인 역학(dynamic)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단 말이죠."
패션 큐레이터 김홍기님, 아직 인터뷰 글을 전부 정리한 것은 아닌데(급한 불을 끄느라) 여러가지 내가 생각했던 방향제시를 보다 뚜렷하게 그려주었다. 물론 몇가지 시행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있긴 한데 그건 또 내 나름대로 정리 중에 있다. 인터뷰 중에 내가 쓰고 있던 글들을 정리하는 데에 또 큰 도움이 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