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YA
비가 오면 막걸리를 먹자고 했던 호야 씨에게 막걸리 한 통을 사다 원샷을 시키겠다던 나의 농담을 실현하고야 말았다, 라는 식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면 재밌었을 텐데 그러질 못했다. 이 날 저녁 다시 공익근무를 위해 돌아가야했던 호야 씨는 바쁘게 사진을 찍고선 사라져 버렸다. 나이에 비해 어려보이는 귀여운 얼굴은, 뭔가 장난끼 가득한 꼬마애 같아서 흥미로웠다. 무어 뚜렷한 외형적 특색을 가진 사람을 보는 것은 늘 재미있다.
SPACE KIBBUTZ
구체적인 행사 내용을 듣질 않고 찾아 왔던 이 곳은 MAPS와 SPACE KIBBUTZ가 함께 진행한 플리마켓 파티였다. 올 해 첫 활동 시작을 알린 SPACE KIBBUTZ는 다른 단체,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아트웍, 기획 등을 제공하는 단체- 라는 것 정도인 것 같았다. 대표 조 스텔라 분은 남편 분과 함께 활동을 한다고 LIE의 박보라 씨에게 들은 것 같은데, 넘치는 에너지가 보통이 아니었다.
자벌레, 뚝섬 유원지 모두 직접 찾아 온 것이 처음이라 그런지 공간 자체는 매력적이었다. 개인적인 아트웍을 하는 이들이 플리마켓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LIE의 공간에다 아트웍 작업을 전개했던 아티스트가 하루동안 열리는 행사 내에서도 아트웍을 펼치는 등 보다 특색 있게 공간을 연출하고자 했던 의도가 돋보였다.
행사 구경을 하는 동안 스탭으로 같이 일을 함께 한 보라 씨가 옆에서 계속 신경을 써 주어 참 고마웠다. 행사가 끝나고 청소를 함께 도와주고 짧게나마 사람들도 소개받았다.
용갈
내가 용갈을 말할 때, 임상훈이라는 이름보다 용갈이라는 이름을 아마 100배는 더 많이 썼을 것이다. 아! 용갈 사진 한 장 찍질 못했다니! 용갈은 타이슨과 함께 내가 가장 편하고 기분 좋게 있을 수 있는 중학 동창이다. 지난 달 구매한 새 차를 타고선 서울까지 끌고 올라온 녀석의 차로 집에 갈 적 바래다주기도 했다. 자기도 곧장 울산으로 돌아가야 했는데, 동대문까지 돌아 올라와줘서 너무 고마웠다. 짧은 시간, 나도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과 틈에 끼어 함께 저녁을 먹고선 집으로 가는 길에 이것저것 이야길 나누었다. 가장 편한 시간이고 나를 포장하지 않고 가장 솔직할 수 있는 시간을 함께 만들어 내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것 아닐까.
타이슨도 그렇고, 용갈도 그렇고 둘 다 연애도 하지 못한 채 자기 길만 묵묵히 달려가고 있는 모습이 참 여전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 한다.
'00월 00일을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7월 23일, "이사 그리고 나" (1) | 2011.07.24 |
---|---|
약도프로젝트 (2) | 2011.07.22 |
7월 16일, "김경민" (1) | 2011.07.21 |
7월 11일, "THIS PLUS WARDROBE" (0) | 2011.07.21 |
7월 7일, "텔레비전" (0) | 2011.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