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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월 00일을 기록

7월 16일, "김경민"


김경민
해경으로 입대한 지 일 년이 넘어가는 박경민도 아니고, 신예향, 최세나 친구 김경민도 아니다. 사진 속 주인공은 통영 출신의 문예창작과 학생 김경민이다. 온라인으로 서로 알고 지낸 지 일 년 만에 처음 만났다. 어떻게 알게 된 건지는 나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무튼, 방송국 작가를 꿈꾸는 지망생으로 방학 기간 동안 워크샵을 위해 서울에 올라와 연락을 주었고 그래서 만나게 되었다.
아담한 체구의 이 친구는 인상과는 달리 뭐랄까. 덜 성장한 아이 같은 행동과 말투 때문에 계속 내가 그걸 빌미로 농을 주었다.
내가 계속 존칭을 쓰니 경민 씨가 나더러 오빠니 말을 편하게 하라고 했다. 수직적 관계의 위험을 널리 전파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관계는 연령이나 직위로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라고 말하려다 꾹 참고 결국 그냥 말을 놓았다. 대신 경민 씨에게도 말을 편하게 놓으라 했지만 워낙 숫기가 없어 그러질 못하더라.
경민 씨가 다음 번 통닭을 사기로 약속을 했으니 8월 1일 첫 휴가 때 닭 먹고 카페 가서 글이나 종일 써야겠다. 카페 텔레비전 갈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쁘구나!

한식
가격만큼 근사한 상차림은 찾아볼 수 없는 인사동 골목의 한식집은 참 무섭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날 월급 전이라 돈을 많이 쓰질 못하는 상태였는데, 지갑에서 꺼내든 카드가 손에서 부들부들 떨려왔다.

또 조호성
경민 동생과 헤어진 후 호성이를 만나러 강남을 향했다. 만나기 전 약간의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호성이와 합류한 후 강남에서 술집을 찾아다녔다. 호성이가 한 턱 쏘겠다는 얘기에 부랴부랴 찾아갔지만, 강남의 수많은 술집들은 거리를 쏘다니는 인파들 줄기의 마지막까지 이어져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쏘다니는 이들이 많냐며 요란을 떨었지만 우리도 결국 그들 중 한 명일 뿐이었다.
결국 조금 구석진 둘둘치킨으로 갔다. 시간은 이미 열 시를 훌쩍 넘겼고 열 한 시 즈음엔 출발을 해야 하는 호성이 탓에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은 한 시간 남짓이었다. 이미 거나하게 취한 무리들과 사람들이 연신 소릴 지르며 둘이서 무어 얘기를 할 틈을 주질 않았다. 파닭을 시켰고, 소주 두 병을 비우고선 한 시간도 채 되질 않아 자릴 나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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