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PLUS
나는 스무 살의 문턱을 넘겨야 했던 쓸쓸한 겨울, 첫 담배를 입에 물었다. 사실 중학 시절 내 기억으론 몇 차례 아버지의 담배를 호기심에 물어본 적은 있었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담배 그 자체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하나 있다. 중학 시절, 성진이라는 친구가 오락실 노래방 구석에 앉아 담배를 피우던 풍경이다. 그 애는, 같은 반 친구였다. 친구라 부르기엔 그리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몇 번 함께 어울린 적이 있었다. CITY100 스쿠터를 타고 다녔고, 울산 성남동의 한 시장 구석에서 개고기를 파는 집안 아들이었다. 붉은 여드름 기운이 있었고 소위 불량한 학생에 속한 편이었다. 담배를 필 적에 다른 애들은 한 번 펴보지 않겠냐 물어보곤 했는데 유독 성진이는 아무말도 않고 그저 묵묵히 담배만 태웠다. 나는 아무 감흥 없이 그 피는 모습을 지켜 보곤 했다. 지금은 무얼 하고 있으려나. THIS PLUS의 디자인이 바뀌었다. 속알맹이가 무어 바뀔리는 없겠지만, 20대 청년들에게 어필할만한 디자인인 것 같다. 나는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6월엔 한 동안 이것을 피웠다. 이제 또 10대의 어느 누군가, 담배를 물고 어디 깊숙한 곳에 처박혀 있을지도 모를 노릇이다.
WARDROBE
옷장 속엔 늘 검은 것만 가득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색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처음엔 파란색이 침범했다. 하나가 결국 두 개가 되고 그것이 곧 세 개가 되었다. 점점 쌓여가던 파란 색이 잠시 휴식을 취하는가 싶더니 이번엔 또 빨강과 노랑, 분홍 따위가 옷장을 채우기 시작한다. 나는 단지 프랑스 브루타뉴 지방의 쓸쓸한 생말로 바닷가 위로 붉은 색의 낡은 자동차를 타고 달려가는 상상을 했을 뿐이었는데, 이미 그곳엔 색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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