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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월 00일을 기록

7월 7일, "텔레비전"



짬뽕 두 그릇
맞나? 다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승권 형과 홍대 저녁 나들이를 나섰다. 비가 한창 쏟아지는 시기였는데, 다행스럽게도 만나는 동안에는 비가 멎었다. 홍대에서 가장 맛이 좋다는 짬뽕가게와 튀김가게 중 한 곳을 고르라는 승권형의 말에 나는 우리가 서 있던 놀이터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짬뽕가게를 선택했다. 형은 이미 배를 채우고 나온 터라, 내가 먹을 짬뽕 하나 그리고 만두와 탕수육을 주문했다. 형이 사준단다. 감사합니다! 짬뽕은 마침 홍합이 떨어져 없어도 괜찮겠느냐고 직원이 물었는데 나는 괜찮다고 대답했다. 주문을 하고 잠시 후 짬뽕이 나왔다. 근데, 어라? 짱뽕이 두 접시가 나왔다. 하나를 주문했는데 어찌 하냐고 묻자, 직원이 요령 있게 실수를 인정하고 이미 나온 것이니 맛있게 드시라며 값은 따로 치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승권형은, 분명히 저녁을 먹고 배가 부르다던 승권형은, 짬뽕을 다 잡수시고 또 탕수육과 만두를 맛있게 삼켰다!

카페 텔레비전
식사 후 잠시 할인 행사 중이라는 H&M에 들러, 이것저것 구경을 했다. 개인적으로 SPA 브랜드임에도 크게 반감이 없는 건 H&M 정도인 것 같다. ZARA는 너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커피를 마시러 간 우리는 형이 단골이라는 홍대 골목 뒤켠의 텔레비전으로 들어갔다. 형의 소개론 텔레비전은 그림애호가인 부부가 2층 갤러리와 1층 카페를 겸해 운영하고 있는데, 신인 작가들이 이곳을 많이 찾아 젊은 작가들을 자주 볼 수도 있다고 긔띔해주었다. 한창 주인 내외는 카페 입구에 당당히 무단주차를 한 차량 탓에 이래저래 분주해보였다. 형은 그들 부부와도 안면이 깊은지 한동안 얘길 오랫동안 나누었다.(주 내용은, 무단주차에 대한 것 그리고 그 때문에 연락을 한 단속반이 곧 찾아오겠다는 통보 이후로 지금껏 찾아오질 않고 있다는 것 정도였던 것 같다)

남자 둘이 모여 카페에서 무얼 그리 얘기하겠나. 아이폰으로 무료 게임을 다운 받고 또 이것저것 형이 소개해 준 어플을 다운 받아 질릴 때까지 아이폰만 만지작 거렸다. 정작 혼자 있을 적엔 어플을 만지지 않는 나로선 점점 멀티어답터가 되어가는 형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래도 가족 없는 외로운 서울의 박선우가 평일 어느 한 저녁, 누군가와 있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