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풍경
한창 연극을 할 적, 낯설게 하기란 훈련을 했다. 매번 연습실에 들어설 적마다 낯설게 느낄 수 있도록 눈 앞의 풍경들을 새롭게 바라봐야만 했다. 어제는 보이질 않았던 가방을 유심히 바라보거나, 연습 중인 단원의 분위기를 꼼꼼이 읽어본다던가, 공기, 냄새를 다시 한 번 맡아본다던가, 평소에 쉽게 지나칠 수 있었을 모든 것을 다시 재구성해보는 것. 뭐, 그런 것들이었다.
뭐랄까, 뭐든 당연한 것은 없다. 모든 결과에는 과정이 있는 법이다. 어제와 같은 풍경이 오늘 다시 100% 재현될 수는 없다. 이미 그 시점에서 그 당시의 시간은 끝난 셈이다.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것 그리고 다르게 얘기하고, 다르게 그려보는 것. 매번 새롭고 낯설게 표현한다는 점에서 모든 예술의 행위는 서로 일맥상통하다는 생각이 든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회사에서 집까지는 코앞인데 어찌 들어가는 시간은 점점 늦어지는지. 밤 늦게 돌아가는 날, 여기저기 셔터를 눌러댔다. 오래되고 낡은 것, 지구의 나이에 비하면야 보잘 것 없지만 그럼에도 아득한 기억을 더듬는 것만 같아 기분이 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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